거래소가 오픈 파이낸스인가

작성자 Kyle Samani

October 29, 2019 | 11 minute read

고지사항: 멀티코인은 본사의 투자활동과 관련된 이해관계의 충돌을 식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 및 절차를 수립하고, 유지하며 시행합니다. 멀티코인 캐피털은 본 리포트 발간 이후 72시간 동안 해당 암호자산을 거래하지 않는 “매매 제한 정책(No Trade Policy)”을 준수합니다. 직책을 불문하고 본사 임직원은 매매 제한 기간 동안 본 리포트에서 다루는 암호자산을 구매하거나 판매하지 않습니다. 본 문서가 발간되는 시점에 멀티코인 캐피털은 Torus(토큰을 발행하지 않는 비공개 회사) 및 BNB, LEO를 포함한 거래소 토큰에 대해 롱 포지션을 취함을 밝힙니다.

거래소는 암호자산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며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파급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주체에 대한 심도 깊은 전략적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에 기반을 둔 거래소들이나 BitMEX, Deribit을 제외한 거래소들은 대중이 거래소가 성공할 경우 그 열매를 함께 나눠먹을 수 있는 거래소 토큰 투자라는 창구를 열어놨음에도 말이죠.

암호자산 평론가들은 어떤 요소들이 거래소들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질문들은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향후 몇 년간 거래소들이 더 큰 힘을 축적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만약 거래소들의 전성기는 아직이며 오히려 성장가도의 초입이라면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비고: 본 포스트에서 언급하는 “거래소"란 Binance, Bitfinex, BitMEX, CoinFLEX, Deribit, FTX, KuCoin, Huobi, OKEx 등과 같은 거래소들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즉, 미국 외 국가들에 기반을 둔 거래소들을 의미합니다. 미국 내 복잡다단한 규제 환경을 고려한다면 미국에 기반을 둔 거래소들이 본문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비전을 실행하기는 무리가 있으리라 판단됩니다.

만약 자본이 축적된다면

트레이더들은 유동성이 가장 많이 확보된 거래소에서 거래하고 싶어하기에 거래소는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효과의 영역 안에 들어오게 됩니다. 물론 차익실현을 위해 거래소 간 유동성을 제공하는 아비트라지 거래(차익거래)를 하는 이들로 인해 유동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효과에는 약간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다만, 수많은 신규 거래소들이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소멸하는 이유를 뜯어본다면 네트워크 효과가 실존함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유동성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자본은 거래소에 축적됩니다. The Block Genesis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BTC의 4.73% 그리고 ETH의 8.66%가 상위 7개 거래소 내에 예치된 걸로 추측됩니다.

암호자산 거래소들은 꾸준히 자신들이 취급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대다수 거래소들은 현물거래를 시작으로 대출, 마진 거래, 선물 옵션 등의 기능을 추가해왔습니다. 해당 서비스들이 이미 기존 금융 거래소가 제공하는 서비스 범주에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암호자산 거래소들은 이 서비스들 외에도 새로운 사업들을 출시했습니다. 그 예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트파이넥스(Bitfinex)는 2014년에 테더(Tether)를 인수하였고, 이후 테더는 세계 암호자산 흐름의 주요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테더는 시가총액, 유동성, 일일 거래량, 보유 주소의 총계 등 실질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갖는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2. 중국 정부가 2017년 9월 암호자산 거래를 금지한 이후에도 후오비(Huobi)와 OKEx 거래소는 폐쇄되지 않았습니다. 두 거래소 모두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간 거래는 중단하였으나, 이와 별개로 후오비는 Local Bitcoins와 유사한 서비스인 OTC 거래 전용 앱을 출시했습니다. 이 앱은 중국 소비자들이 온전한 P2P 방식으로 암호자산을 거래가능케 하였고, 심지어 소비자들은 암호자산 거래를 알리페이(Alipay)와 위챗페이(WeChat Pay)로도 정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바이낸스가 이러한 서비스들과 직접적 경쟁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OTC 플랫폼은 방대한 거래량을 발생시키면서도 공식적인 거래 통계로 집계되지는 않습니다.
  3. 작년 바이낸스는 벤처펀드와 엑셀러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바이낸스 랩(Binance Labs)을 출범하였습니다. Y Combinator사처럼 더 큰 규모의 벤처펀드가 투자하기 이전인 초기 단계 엑셀러레이터로서 업계에 이름을 알린 것처럼 바이낸스 랩 역시 거래소공개(IEO) 플랫폼인 런치패드(Launchpad) 출시를 통해 확장을 해왔습니다. 바이낸스는 이러한 IEO 기능을 추가하면서 마치 투자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6개월 간 대다수 주요 거래소들은 바이낸스를 따라 IEO 열풍에 합류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거래소들이 보이는 행보 중 눈여겨 볼 점은 암호자산 특화 금융상품입니다:

  1. 탈중앙화 거래소(DEX).일부 거래소들은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시장에 선보이거나 타 탈중앙화 거래소를 인수했습니다. 코인베이스(Coinbase)는 Paradex를 인수했고, 비트파이넥스는 자체적으로 Ethfinex를 구축했습니다. 몇 달 전 바이낸스 역시 자체적으로 구축한 블록체인 상에 바이낸스 탈중앙화 거래소를 출시한 바 있죠. 후오비와 OKEx 또한 직접 구축한 블록체인을 발표한바 있지만 아직 시장에 선보이지는 않았습니다.
  2. 비수탁형 지갑(non-custodial wallet). 코인베이스는 비수탁형 암호자산 지갑인 Coinbase Wallet을 구축했습니다. 후오비 역시 이와 유사한 Huobi Wallet을 만들었으며 반면 바이낸스는 Trust Wallet을 인수했습니다.
  3. 암호자산 기반 배당 취득. 폴로니엑스(Poloniex)는 약 6개월 전부터 ATOM 스테이킹 보상 제공을 시작하였고, 바이낸스 역시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XLM, NEO, TRX, STRAT, ONT, VET, KMD, ERD, FET, ONE, ALGO 등의 암호자산을 스테이킹할 수 있는 Earn 탭을 추가했습니다. 바이낸스 거래소 내 해당 기능은 대출 또한 포함합니다.

이와 같은 바이낸스의 행보는 거래소 내 유저들이 암호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거의 모든 비수탁형 지갑 수집자(aggregator)들과 결을 같이 합니다. 그 예로 crypto.com, Instadapp, Nuo, Argent 등이 있습니다.

트렌드는 확실합니다. 즉, 암호자산 거래소들은 대출처럼 100년도 더 된 모든 기존의 금융 서비스부터 스테이킹 같은 암호자산 특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체 금융 판도를 재편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거래소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속도 역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자본을 모으는 주체이자 기존 금융서비스부터 암호자산 특화 금융 서비스까지 모두 구축하는 이 암호자산 거래소들이야말로 오픈 파이낸스 도입을 앞당기는 완벽한 촉진제라 할 수 있습니다.

오픈 파이낸스 도입의 촉진제

아래에서 다룰 내용 중 다수는 이미 발표된 바이지만, 그 외의 사항들은 추측입니다. 각 거래소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확실하게 알 순 없지만 본 포스트에서 다룬 트렌드를 고려해보면 오히려 ‘왜 거래소들이 지속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고려할 점은 거래소들이 해당 금융 서비스를 지원할지에 대한 여부가 아니라, 각 거래소의 상대적인 서비스 도입의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비트파이넥스는 LEO 백서를 통해 출시 예정인 몇몇 제품들에 대해 공표했습니다. 이 중에는 규제를 따르는 증권 거래소 및 Augur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예측시장 플랫폼인 Betfinex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 주요 암호자산 거래소들은 수억 달러 가치의 자산을 수탁받고 있습니다. 이에 비춰볼 때 누군가는 사용자들이 거래소에 맡겨놓은 USDT, USDC, BUSD, DAI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 및 자산과 직불카드를 잇는 결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Crypto.com의 경우 이미 수탁받은 자산을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은 법정화폐로 페깅되는 스테이블 코인에 추가적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들의 전략적 움직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가 암호자산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BUSD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독자 여러분도 쉽게 상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3. 수중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있으니 거래소들이 이자지급계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 매우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거래소들이 이를 실행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그 중 이미 일부 거래소들이 취한 방법 중 하나는 사용자들을 대신해 자산을 스테이킹하고, 내부적인 자금 시장(money market)을 운영하거나 오픈 파이낸스 자금 시장 프로토콜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4. 대출 시장이 사용자들의 바이낸스 계정과 연동되면서 자동으로 이자가 쌓이면 많은 바이낸스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거래소 계정이 마치 당좌계좌인 것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FDIC와 같은 보험이 비교적 발달하지 못한 국가에 사는 이들이라면 더욱 피부에 와닿을 것입니다. 이에 더해, 거래소들은 P2P로 법정화폐로 암호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진입로를 갖춤으로써 소비자들이 기술적인 인프라와 통화 정책 측면에서 기존 법정화폐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명확한 길을 제공합니다. 또한, 비허가·검열저항 결제 방식과 투명하며 감사가 가능한 통화 정책을 통해 소비자들이 암호자산 금융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5. 조금 더 먼 미래를 한 번 함께 상상해보시죠. 암호자산 거래소들이 이자지급계좌를 대규모로 제공하기 시작한다면 이들은 스스로를 은행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이는 이러한 거래소들이 추후 신용(credit)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신용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겠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출발점은 낮은 한도의 담보부 신용카드일 것입니다. 추후에는 높은 한도의 무담보부 신용까지 제공할 것이고요.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자면 끝이 없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바의 요지는 거래소들이 자본을 축적하고 해당 자본이 어디로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거래소들은 고유 토큰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이 거래소 생태계 내에 머물도록 보상을 지급합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와 거래소 모두 생태계 내에 머물면서 새로운 것을 구축하는 유인을 갖게 됩니다.

다음 자금 시장을 다시 살펴보고 공개 시스템 상에서 포크가 발생하는 경우를 고려해보겠습니다.

포킹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거래소들에게 있어 최선의 선택은 거래소 내부에 자금 시장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오픈 파이낸스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외부로부터 유동성을 끌어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이자율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거래소들이 컴파운드(Compound)와 같은 기존 프로토콜에 유동성을 제공할지 혹은 컴파운드를 포킹하여 이와 경쟁가능한 네트워크를 직접 만든 후 자체 유동성 풀로 해당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키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컴파운드 같은 독립적인 유동성 풀과 비교 시 거래소들이 가진 유동성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컴파운드를 포킹하여 자체 풀을 만들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자체적인 유동성 풀을 통해 거래소들은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고 거래소 토큰을 보유한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자금 시장으로부터 창출된 수익을 컴파운드社 주주와 같은 제3자들에게 주는 대신 거래소 토큰을 보유한 이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독자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이낸스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바이낸스는 이미 당사의 오픈 파이낸스 전략의 중심축인 바이낸스 체인을 출시하였습니다. 바이낸스 체인을 살펴봄으로써 오픈 파이낸스 전략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체인과 교류하는 창구로서 Trust Wallet을 주로 활용할 것이며, 아마 수월한 키 관리를 위해 바이낸스 랩 엑셀러레이터 1기인 토러스(Torus) 같은 키 관리 시스템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이낸스는 컴파운드나 메이커(Maker)와 같은 프로토콜들을 바이낸스 체인 생태계로 편입시키기 위해 해당 프로토콜들을 직접 포킹하거나 다른 이들이 바이낸스 엑스(Binance X)를 통해 포킹하도록 인센티브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포킹을 통해 해당 프로토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자연스럽게 바이낸스 토큰인 BNB의 보유자들에게 전달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는 더 많은 이들이 BNB를 보유하고 바이낸스(체인) 내에서 거래를 하는 유인책이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거래가 늘어나면서 더 많은 유동성이 확보되고 BNB 보유자들을 위한 가치가 더 많이 창출되므로 생태계 내에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비고: 이에 대한 유효한 반론은 바이낸스 체인보다 이더리움에서 요구되는 신뢰의 정도가 더 최소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즉, 바이낸스 체인은 1) 아직 해당 체인 기반이 아닌 자산(non-native assets)을 연결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가 필요하며; 2)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허가성을 요하는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두 가지 제한점 모두 코스모스(Cosmos)의 인터블록체인 커뮤니케이션(IBC) 프로토콜과 비허가성 텐더민트(Tendermint) 합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바이낸스처럼 자체 생태계 체인을 출시하지 않은 거래소들은 컴파운드와 같은 프로토콜을 거래소로 포킹하는 것이 아닌 이더리움 상에 포크를 유지하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신뢰최소화 보장을 유지하면서도 기보유한 유동성 풀을 이용해 네트워크 효과 부트스트래핑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 포스트의 내용이 여러 부분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서도 각 시장마다 수십 개의 회사가 맡고 있는데 어떻게 단 하나의 회사가 위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다고 믿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암호자산 시장이 기존 금융 시장과 다르다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고 그 차이점은 크게 아래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다루는 자산이 기존 금융 자산이 아닌 “암호자산”이라는 것 자체가 큰 차이점입니다. 화폐, 원자재, 채권, 주식 등의 가치 이전 수단들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비허가성, 검열저항성, 공개장부, 스마트 컨트랙트와 같은 특성들이 추가된다면 기존의 금융 서비스보다 신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10배는 더 쉬워집니다. 이것이 바로 바이낸스가 기존 금융사들보다 훨씬 더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던 주요 이유이죠.

두 번째로 하나의 회사가 모든 서비스를 직접 구축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거래소들은 개발은 커뮤니티가 할 수 있도록 돕고, 거래소 생태계 토큰을 활용하여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거래소 토큰은 위에서도 설명드렸다시피 별도의 체인에서 지급될 수도 있지만 중립적인 체인에서 지급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래소들은 컴파운드나 메이커와 같은 타 오픈소스 프로토콜을 적극적으로 포킹하여 활용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프로토콜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코드가 아니라 자본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현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빠르게 일어날 것입니다. 바이낸스는 오픈 파이낸스 프로토콜들을 바이낸스 체인으로 포팅하기 위한 개발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행보는 암호자산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오픈 리브라(Open Libra)가 리브라(Libra)에서 포크되고, 솔라나(Solana)가 리브라의 무브 가상머신(Move VM)을 도입한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또한, 테조스(Tezos)가 코스모스의 텐더민트 합의 알고리즘과 지캐시(Zcash)의 SNARK 회로를 도입하였고, 솔라나가 파일코인(Filecoin)의 복제증명(PoReps)를 활용하는 등 그 예시는 정말 많죠. 여러 기술이 포크되고 재조합될 시 바이낸스처럼 이미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입니다.

기업체에서 DAO로

오픈 파이낸스 철학을 믿는 이들에게는 본 포스트에서 펼친 저의 논리가 오히려 오픈 파이낸스라는 개념과 역행하는 것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저 역시 글을 쓰기 전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자본은 자본대로 축적하고 탈중앙화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오픈 파이낸스 지지자들의 것과 유사한 불편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규제라는 요소를 고려해보면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단일 경제 체계 하에서 모든 자본과 금융 서비스를 모두 움켜쥐고 있긴 힘들 것임이 점점 더 명확해졌습니다. 거래소가 자본과 금융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권력을 쥘 수록 이를 겨냥하는 규제의 칼날 역시 매서워질 것입니다. 마치 리브라를 대했던 것처럼 정치인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거래소들이 롱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탈중앙화일 것입니다. 최대한의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및 구조적 탈중앙화를 구현하는 유일한 방안은 토큰입니다. 본질적으로 상이하며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주체들을 공통적인 경제적 유인을 통해 통합하는 토큰이야말로 정치적 그리고 구조적 탈중앙화의 성취를 가능케 할 것입니다.

오늘날 거래소는 중앙화된 기업체이지만, 서서히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탈중앙화는 마치 이진법처럼 중앙화 혹은 탈중앙화로 선택하는 개념이 아닌 스펙트럼과도 같은 것입니다. 즉, 특정 시점에 성취되는 것이 아닌 과정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바이낸스가 중앙화에서 탈중앙화로 전환하는 과정의 선두를 달리는 거래소지만, 이 역시도 탈중앙화 과정의 아주 초기 단계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거래소는 수십억 명의 사용자들을 암호자산의 세계로 유인할 수 있는 최적의 주체입니다. 이러한 거래소들이 점점 더 탈중앙화 자율주체로 진화할수록 이 생태계에 조기 진입했던 이들은 그와 상응하는 보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 에세이 작성에 많은 도움을 주신 Jesse Walden, Micky Malka, Nick Grossman, Nick Shalek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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