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생태계의 변동

작성자 Kyle Samani

May 24, 2019 | 10 minute read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생각을 인코딩한 것이기 때문에 상상력의 범주에 의해서만 제한됩니다. 이더리움은 무허가성, 검열저항적인 첫 글로벌 컴퓨터로서 누구나 임의의 논리를 최소한의 신뢰만을 가지고 프로그래밍 할 수 있도록 구현하였습니다.

이는 엄청난 실험의 물꼬를 텄습니다. 누가 2014년에 오픈 파이낸스와 Web3(Open Finance and Web3)가 가져올 방대한 기회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은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구현되었습니다. 기술적인 이유로 소프트웨어 번들링은 대부분 비생산적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신뢰만을 필요로 하는 글로벌 컴퓨터에서는 반대의 경우가 성립하게 됩니다. 이더리움은 설계상으로 단일 전역 스테이트에서 모든 앱을 번들링, 즉 엮고 있습니다. 이렇게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도박 게임, 고양이 수집, 오픈 파이낸스, 등)을 번들링함으로써 이더리움은 단순히 가스비 지불에 필요한 가치 이상으로 부로서 축적되어 있습니다.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더리움으로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ETH의 효용이 늘어나면서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견인하는 주요 요소들의 정량화가 가능해졌습니다.

  1. 이더리움 생태계 전체가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보안 관련 예산
  2. ETH. 유동성 증가로 인한 시장 참가자들의 ETH 활용 용이성
  3.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성장에 따른 포컬 포인트(Schelling Point)의 위력 (브랜드 가치, 제3자 어플리케이션과의 결합 등)

오늘날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선두주자입니다. 이는 이더리움이 처음으로 개발된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더리움이 이론적으로는 어떤 논리도 인코딩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처리량, 지연율, 비용 제약 등의 제약들이 존재합니다. 이더리움의 신뢰 최소화 특성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많은 개발자들은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을 구동시키는 작업증명 방식의 이더리움 1.x가 자신들이 개발하고 싶은 어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약들 때문에 개발자들은 점차 다른 체인에서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Web3 스택이 단지 이더리움 상의 단일한 모습이 아닌, 여러 체인들에 걸쳐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떤 어플리케이션들이 이더리움에서 분리, 즉 언번들링되고 있고, 어떤 어플리케이션이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번들링 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의 화폐 가치 프리미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다음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수직적 언번들링

초기에는 비트코인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Satoshi Dice와 같은 도박 게임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 일부 (Funfair, EhteRoll, DAO.Casino, Endless Casino, iDice)는 이더리움으로 옮겨갔지만, 대부분은 트론으로 이전했습니다. 도박과 같은 사례들은 이더리움이 제시하는 정도의 신뢰 최소화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트론과 같이 UX(거래 확정 시간)를 위해 신뢰최소화를 일정 부분 타협한(DPoS 대 PoW) 블록체인들이 더 나은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한편 게임 내에서의 자산 소유권에 대하여 블록체인을 레버리지하는 다양한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적용사례 또한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신뢰 최소화 수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더리움의 검증 시스템은 스테이트 최신화의 유효성을 확실하게 보장하지만, 대부분 게임 아이템들은 가격이 100달러 미만인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트론의 블록 생성자들이 사용자 신뢰를 깨고 게임 아이템들을 훔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 손실액은 최대 100달러에 불과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게임 개발자들은 트론, NEAR 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ITAM gamesMythical games과 같이 유수의 벤쳐케피탈에게서 투자 받은 다수의 게임 스튜디오들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을 다른 플랫폼에서 출시했습니다.

초기 이더리움의 가장 성공적인 활용사례는 코인 공개(ICO) 형태로 진행됐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자본 형성 플랫폼일 것입니다. ICO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토큰의 생성과 발행 정도만을 필요로 합니다. 바이낸스는 2019년에 런치패드 플랫폼(Launchpad platform)을 출시하면서 해당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습니다. 또한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체인의 출시를 통해 전세계적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자본 형성 영역에서 최고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 체인은 자체적으로 개발되어 디지털 자산 발행, 결제, 거래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합니다. 비록 바이낸스 체인이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바이낸스 체인이 이더리움의 가장 주요 기능 중 하나를 분리, 즉 언번들하려고 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ICO의 성공은 기명식 유가증권 형태의 기존 자본 형성 방안들이 이더리움 상에서 구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조성했습니다. 코드로 법제화할 수 있는 이더리움의 특성을 통해 필수적인 송금 관련 규제들을 구현하여 기명식 유가증권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말이죠. 그러나 이더리움 기반 증권 거래소가 조용히 폐쇄되고, 증권화된 부동산 거래가 실패함으로써 Product Market Fit(PMF)가 맞지 않았다는 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적어도 하나의 증권형 토큰 발행 플랫폼이 Tezos로 이전할 예정이지만 본질적인 한계는 PMF의 부재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증권은 베어러(bearer)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블록체인의 신뢰 최소화 요소가 필요 없는 것입니다. 반면, 중앙화된 사모펀드 리포지터리 역할을 하는 Carta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기업 동맹(EEA)에 대한 잡음을 낸 후 기존 금융 기관들은 이더리움에서 탈피하고 있습니다. JP 모건은 자체적인 허가성 블록체인인 JPM Chain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USCF와 같은 대안 투자자들도 Pact 프로그래밍 언어의 안전혜택 등으로 인해 Kadena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몇몇 포츈 500 핀테크 기업들도 올해 말 Kadena의 블록체인을 활용해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성공적인 디지털 자산 발행 및 관리 역량을 보여준 이더리움은 디지털 자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데에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Tari 팀은 디지털 자산을 실질적으로 다루는 풀스택 플랫폼을 별도로 구축하고 있으며, 현재 콘서트 및 라이브 행사 티켓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 중입니다. Tari 팀이 출시한 Big Neon은 현재 3 곳의 도시에서 운영중인 B2C 어플리케이션이며 올해 말까지 더 많은 도시에서 출범할 예정입니다.

Terra 또한 코스모스 SDK를 사용한 블록체인을 얼마 전 출시했습니다.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한국 e-커머스 시장에 대한 경험 및 네트워크와 암호화폐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숙도(세계 암호화폐 거래 인구의 30%정도가 한국인으로 추정)를 고려했을 때 테라 블록체인이 유통업계에서 굉장히 널리 활용될 블록체인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만약 탄력을 받는다면 소매상공업이나 인접국가들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e-커머스 기반으로 성장함에 따라 자체적인 체인에 더 많은 것들을 연결, 즉 번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Kik 메신져는 먼저 이더리움 상에서 Kin ICO를 진행했지만 곧바로 이더리움이 해당 플랫폼 사용자 규모를 지원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현재 Kik 생태계 내에서는 40개가 넘는 어플리케이션에 걸쳐 25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Kin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탑 네트워크(TOP Network)는 이더리움 상에서 구축하려고 했지만, 그들의 어플리케이션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옥시오(Oxio)는 휴대용 가상 네트워크 운영자 (MVNO)를 위한 통화 데이터 교화 시장을 이더리움 상에서 구축하려고 했지만, 최종적으로 더 빠르고 값싼 거래, 그리고 고유의 탈중앙화 거래소를 제공하는 스텔라(Stellar)를 선택하였습니다.

아마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사례들도 많겠지만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이더리움은 전세계적으로 생겨나는 방대한 수의 신뢰 최소화 어플리케이션들을 지원할 수 없습니다. 개발자들은 이를 깨닫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오픈 파이낸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더리움은 최소한 다른 어떤 생태계에서 유의미한 규모로 이루지 못한 활용 사례, 오픈 파이낸스(DeFi)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오픈 파이낸스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레이어 1 화폐의 시가총액이 충분한 규모여야만 합니다. 다르게 설명하자면 총 규모가 10억달러 미만인 경제 체계에서는 오픈 파이낸스를 지원할 수 없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절대 다수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은 아직 이더리움과 경쟁할만한 부의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더리움이 이러한 요건을 만족시키는 유일한 체인이고, 오픈 파이낸스라는 활용 사례가 화폐적 프리미엄을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는 독자적인 경쟁 우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오픈 파이낸스는 이더리움의 단점(높은 거래수수료와 레이턴시)에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기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은 Maker나 Compound에서 2만 5천달러를 대출 받을 때, 1~2 달러 수준의 가스비나 1분 정도의 레이턴시는 기존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때보다는 백배 이상 낫기 때문에 기꺼이 감수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이더리움 생태계는 자연스레 오픈 파이낸스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2.0

어플리케이션을 독자적인 샤드들로 분리하면서, 전체 시스템의 처리량은 증가하고 거래수수료는 감소할 것입니다. 하지만 샤딩의 무허가성을 고려했을 때 어플리케이션들이 샤드들에 걸쳐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예를 들어, 0x 컨트랙트가 모든 샤드들에 상주할지(모든 샤드의 스테이트 렌트비 부담) 혹은 일부분에만 상주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또한 전역적 거래 체결의 리스크를 감아했을 때 Maker 컨트랙트가 DAI를 한 샤드에서 다른 샤드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할지, 만약 일일 사용자 수가 천만명이지만 단일 샤드가 수용 가능한 인원이 백만명이라면 어거(Augur)는 예측 결과 보고를 샤드들에 걸쳐 어떻게 할지, ENS는 어떻게 샤드들에 걸쳐 송신되게 될지 등의 궁금증들이 생겨납니다.

물론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겠지만, 금방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샤딩에서 비롯되는 2차적, 3차적 문제들이며 개발자 커뮤니티는 샤딩된 블록체인 환경에서 실제로 어플리케이션을 운영해 보고 난 후에야 맥락을 이해하고 해결책을 시범적용 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적용해 본 후에는 샤드마다의 사용자 및 데이터 흐름을 고려하여 개발자들이 실제 활용성이 증진되도록 적합한 모델과 코드 추상화를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더리움은 2015년 여름에 출시되었습니다. 처음으로 출시된 오픈 파이낸스 어플리케이션은 2016년 7월 등장한 EtherDelta입니다. 뒤이어 0x와 메이커가 2017년 말 등장했습니다. 이더리움 1.0상에서 처음으로 샤딩되지 않은 DeFi 어플리케이션이 출시 되기 까지 약 2년이 소요되었습니다. 모듈성과 결합성을 유지하면서(이전에 Crypto Mega Theses에서 주장했듯 결합성과 모듈성은 오픈 파이낸스의 핵심 요소임) 샤딩의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다루려면 위와 같은 개발 주기가 이더리움 2.0에 대해 더 가속화 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도전과제들이 이더리움 2.0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저에 있는 보안 모델과 레이턴시와 관계 없이 샤딩된 어플리케이션들은 같은 논리 차원의 문제점을 경험합니다. 샤딩이 장기적으로 확장성에 대한 타당한 해결책이라 하더라도 어찌됐든 굉장한 수준의 복잡성을 수반한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새로운 번들의 구축

향후 몇 년간, 특히 실사용 가능한 이더리움 2.0이 가용하지 않은 경우 이더리움의 언번들링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샤딩, 레이어 2 솔루션을 포함하여 신뢰 최소화 어플리케이션 개발의 전 과정(사이드 체인, 스테이트 채널, ZK-검증 오프체인 컴퓨팅, 등)에 대한 표준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시장은 점점 더 균일화 되지 않고 다각화될 것입니다.

이더리움은 앱, 유동성, 보안성을 번들링하며 전세계적인 포컬 포인트(Schelling Point)를 제시함으로써 상당한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만들어냈습니다. 오픈 파이낸스가 이더리움으로부터 단기간내에 옮겨갈 것 같지는 않지만, 다른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들이 보편화 되더라도 이더리움이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체인들이 단기적을 이더리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체인들이 장기적으로 상당한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시장의 판단으로 이더리움의 화폐 가치 프리미엄은 줄어들어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신규 체인들이 오픈 파이낸스 영역에서 내재적으로 화폐 중심적인 어플리케이션인 이더리움에 도전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차세대 체인들이 근미래에 이더리움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플랫폼들은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위해서 이더리움이 강한 영역에서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할 것입니다. 따라서 점차 더 많은 수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들이 이더리움에서 완전히 분리되기 보다는 향후 몇 년간은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어느정도 쌓아올리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현재까지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기반 플랫폼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들이 성장하면서 자체적으로 어플리케이션들을 번들하고 독자적인 화폐 가치 프리미엄을 쌓아갈 것입니다.


멀티코인의 애널리스트들인 Spencer Applebaum, Ryan Gentry, Ben Sparango와의 대담에서 본 에세이에 대한 영감을 받았습니다. Chris Dixon은 몇 가지 아이디어와 비유들에 대해 도움을 주었으며 Albert Wenger는 에세이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습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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