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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토큰의 새로운 모델

Kyle Samani
작성자 Kyle Samani
2018년 2월 13일 | 15 Minute Read

암호자산은 가치저장수단, 증권형 토큰, 유틸리티 토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범용 가치저장수단으로서의 암호자산은 각기 독립적인 화폐적 기반이 되기 때문에 교환 방정식을 토대로 가치평가 됩니다. 비트코인비트코인캐쉬ZcashDashMoneroDecred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이더리움, EOS, Dfinity, Kadena와 같은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상의 네이티브 토큰들도 이 카테고리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효용성을 갖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네이티브 토큰이라면 독립적인 가치저장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개념의 증권은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번 에세이에서는 증권형 토큰을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증권을 블록체인으로 옮겨오면 거래 처리 시간이나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기존 시스템보다 나을 수는 있겠지만, 증권의 본질 자체는 바꿀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틸리티 토큰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배경

2016년과 2017년에 진행된 ICO의 절대다수는 자체적인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 가능한 유틸리티 토큰이었는데요, Filecoin, Golem, 0x, Civic, Raiden, Basic Attention Token등의 주요 프로젝트들도 이에 해당됩니다.

이들 각각의 암호화폐는 독립적인 본원통화로서 서서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본원통화 역시 ‘MV=PQ’인 교환방정식을 통해서 가치 평가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M=PQ/V’도 성립합니다.

토큰 유통속도의 이해’에서 설명했듯이, 위 방정식의 V(속도)값은 거의 모든 결제 통화에서 굉장히 중대한 문제입니다. 결제수단으로 이용되는 통화는 일반적으로 유통속도 문제에 취약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가격 하방 압력이 가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결제수단의 역할만을 하는 유틸리티 토큰은 유통속도가 100을 넘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높은 경우 1,000까지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USD M1 본원통화의 경우 화폐유통속도가 5.5입니다.

지금부터는 유틸리티 토큰의 유통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 새로운 토큰 경제 모델 두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두 모델 모두 아래의 사항을 최적화하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유틸리티 토큰의 가격은 네트워크 사용량에 따라 선형에 가깝게 상승해야 한다.”

물론, 네트워크 사용량이 감소할 때는 네이티브 토큰 가격이 하락하거나 예측된 것보다는 증가폭이 더뎌야 할 것입니다.

작업 보상 토큰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의 선구자로는 Augur와 Keep 등이 있습니다.

작업 보상 토큰 모델에서 서비스 제공자는 네트워크의 네이티브 토큰을 스테이킹(혹은 ‘본딩’)함으로써 네트워크 상 작업을 수행할 권리를 얻습니다. Keep(오프체인 비공개 연산 체계), Filecoin(분산 파일 저장소), Livepeer(분산 비디오 인코딩), Truebit(검증 가능한 오프체인 연산 체계), 그리고 인간이 구동시키는 “탈중앙화 MTruk”인 Gems 등과 같이 서비스 자체가 상품인 경우 특정 서비스 제공자가 다음 작업도 연속적으로 부여받게 될 가능성은 ‘프로토콜 내 서비스 제공자들이 전체 토큰량 대비 얼마만큼 스테이킹했는지’에 비례합니다.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의 장점은 투기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네트워크 사용량의 증가가 토큰 가격의 상승을 불러온다는 점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수입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지급되는 것입니다. 총 토큰 물량이 고정된 체계 하에서, 합리적인 서비스 제공자들은 당연히 증가하는 현금 흐름의 일부분을 소유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토큰을 추가적으로 구매할 것입니다.

대부분 작업 보상 토큰 체계는 사전에 공시된 기준에 못 미치는 작업수행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메커니즘을 각각 활용하고 있습니다. Filecoin을 예로 들어 보면, 서비스 제공자들은 컨트랙트 상 특정 데이터를 일정 기간동안 저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서비스 제공자들은 일정 개수의 Filecoin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해당 파일들은 필수적인 대역폭에 대한 보장과 함께 항시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만약 서비스 제공자가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프로토콜에 의해 자동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며, 스테이크된 토큰의 일부가 슬래싱(slashed)됩니다.

작업 보상 토큰의 가치평가 모델은 단순합니다. 실질현재가치(NPV)가 기준이 됩니다.

기존의 ‘화폐로서 기능하는 토큰’ 모델과 비교했을 때,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은 유틸리티 토큰의 최종 가치의 산정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해당 차이의 중대성을 파악하기 위해 Filecoin의 예시를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Filecoin은 2021년 예상 목표 시장 크기를 1천 1백억 달러(16페이지 참고)로 추정했습니다. 이 수치는 다른 방식으로는 활용하지 않았을 하드 드라이브를 임대 목적으로 구매하는 기존 모델에 기반한 계산입니다. Filecoin은 상당히 낮춰진 단위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지만, 보수적인 접근을 위해 Filecoin이 전혀 가격을 낮추지 않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화폐로서 기능하는 토큰 모델을 활용하는 Filecoin의 토큰 유통 속도는 높을 것입니다. 하지만 Filecoin 네트워크의 저장소 공급자들이 저장 공간을 제시하기 전 일정량의 보증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유통 속도가 무한대로 상승하지는 않고 상한선이 존재할 것입니다. 이러한 스테이킹 체계의 운영 방식은 확정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정해지든 Filecoin 토큰의 유통 속도 상한선을 보장할 것입니다(같은 맥락에서 거래수수료 또한 일종의 상한선이 정해질 것이나, 수수료 상한선은 지나치게 높을 것이기 때문에 본 포스팅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

미 달러화 M1 통화의 유통속도는 약 5.5입니다. 연준이 화폐공급을 두 배 정도 늘렸던 금융위기 이전의 속도는 10 이었습니다. 하지만 Filecoin이 유통속도 10을 달성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Filecoin이 일반 목적 화폐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최소 스테이킹 요구조건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Filecoin을 보유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가정치는 USD M1의 약 3배에서 10배인 30에서 100 정도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시장 포화도가 100%가 된다는 가정하에, Filecoin의 최종 가치는 11억에서 36억 달러(1,100억 달러/100 그리고 1,100억 달러/30) 사이가 될 것입니다.

이제 작업 보상 토큰 모델에서 Filecoin의 잠재적인 최종 가치를 고려해봅시다. 최종 가치는 ‘현금흐름/할인율’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할인율이 40%이고 운영이익이 50%라면 Filecoin의 최종 잠재가치는 1,100억 달러x 50%/40%, 즉 1,375억 달러인 것입니다.

따라서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은 결제 수단 토큰 모델 대비 10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어떻게 이러한 판단이 가능한 걸까요?

유틸리티 토큰이 결제 수단 통화라고 가정해 보면, 최종 가치는 결국 전체 거래량의 일부 정도의 가치로 수렴하는 양상을 보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V>1이라고 가정했을 때 M=PQ/V인 교환 방정식에 따라 M은 PQ보다 작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의 작업을 대신 수행하는 권리로서 유틸리티 토큰을 사용하게 되면, 해당 토큰은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제공되는 수익의 일부만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생산해내는 현금흐름운용의 몇 배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나아가 작업 보상 토큰 모델에서는 네트워크가 성장하고 성숙함에 따라 리스크가 해소되고 할인율이 감소하여 궁극적으로는 최종 가치가 증가합니다(이는 사실 전체 토큰 가치가 거래처리량에 비교하여 초선형적으로 증가해야 된다는 사실을 시사함).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은 제공되는 서비스가 직접적인 상품인 경우에 한해서만 제대로 기능합니다. 만약 공급자들이 마케팅, 고객응대, 시장전략 등과 같은 다른 변수에서 경쟁하면 작업토큰 모델은 제대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작업 보상 토큰은 서비스 제공자들이 스테이킹한 토큰에 기반하여 신규 작업을 배정하는 시스템인데, 이는 계속해서 고객 유치 노력을 해야 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모델입니다. 이런 경우엔 다른 모델이 필요할 것입니다.

소각(Burn)-생성(Mint) 균형(Equilibrium) 모델(BME 모델)

팩텀(Factom)은 BME 모델의 선구자이며, 알려진 바로는 이 모델을 활용하면서 유의미한 네트워크를 지닌 유일한 토큰입니다(팩텀은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이 적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BME 모델을 채택함).

BME 모델에서는 작업 보상 토큰 모델과는 달리 대상 토큰이 자체적인 결제 수단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결제 수단 통화와는 달리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적으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토큰을 소각(Burn)합니다.

그렇습니다. 소비자들이 토큰을 소각하는 구조입니다.

고객들은 서비스 제공자의 이름으로 토큰을 소각합니다. 즉, 체인상에서 서비스 제공자가 특정 작업을 하여 해당되는 만큼의 토큰을 소각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겁니다.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소각된 토큰의 양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산출됩니다. 예를 들어, 팩텀 블록체인에 입력할 때 발생하는 진입비용은 Factoids(FCT)의 가격과 상관없이 항상 0.001달러입니다.

토큰 소각 과정과는 별개로 해당 프로토콜은 일정 기간동안 X개의 토큰을 새로 만들어내고, 비중에 따라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분배해야 합니다. 만약 해당 기간 내에 소각된 코인 50개 중 서비스 제공자 A의 이름으로 1개의 토큰이 소각되었다면, 서비스 제공자 A는 새로 만들어진 토큰의 2%를 받을 권리가 생기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X라는 수치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X가 소각된 토큰과 직접적인 함수 관계만 아니라면(순환 논리가 생성되기 때문에 BME 모델의 목적 자체가 퇴색됨) 변수여도 상관 없는 것입니다.

표면상으로는 이 모델이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과도하거나 부족하게 대가를 지불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균형 잡힌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으면 서비스 제공자들은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됩니다.

또한 팩텀의 경우 서비스 제공자들과 블록 생산자들은 동일하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합니다. 반면 ERC20 토큰의 경우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블록 생성을 추상화(Abstract)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E 모델이 ERC20 토큰에도 적용될 수 있기는 합니다.

작업 보상 토큰 모델과 마찬가지로 BME 모델은 네트워크 사용량의 선형 증가는 선형, 비(非)투기적 토큰 가치 성장을 불러옵니다.

시장 내 투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다음과 같은 예시를 살펴봅시다.

한달에 생성되는 토큰 개수: 10,000

토큰 가격(USD): $10.00

서비스의 단위 가격: $.001

만약 매달 10,000개의 토큰이 소각된다면 시스템은 균형(유통되는 토큰의 수가 변하지 않고 일정함)을 이룰 것입니다. 서비스 사용 단위 비용은 0.001 달러이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가 매달 (10,000 * 10)/.001, 즉 100,000,000번 사용되어야 균형 상태에 이르게 되겠죠. 만약 사용량이 증가해 한 달에 15,000개의 토큰이 소각되면 총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에 상방 압력이 가해집니다. 이는 네트워크에서 같은 양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 소각되어야 하는 토큰의 수가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스템은 균형점으로 회귀하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사용량이 줄고 한달 동안 생산되는 토큰이 소각되는 토큰보다 많아진다면, 공급이 증가하여 가격 하방 압력이 가해집니다. 같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토큰을 소각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시스템은 다시 균형점으로 돌아갑니다.

이 모델은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모두 결제수단통화를 실제로 소유하기를 원하지 않고, 서비스 제공자들은 범용 통화만 소유하고 싶어한다는 가정들에 기반합니다.

이 모델 상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상품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은 없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신규 생성 토큰을 비율에 따라 재분배하는 체계 하에서는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비스 가격을 임의로 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멩거 재화(Menger Goods) 형태의 잉여 공급이 상시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비투기성 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보편적인 공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의 두 원칙은 일반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각된 토큰의 개수가 생성된 토큰의 개수보다 많은 경우 가격 증가

소각된 토큰의 개수가 생성된 토큰의 개수보다 적은 경우 가격 하락

각 모델의 사용처

작업 보상 토큰이 BME 토큰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확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들은 가용한 부분에서는 무조건 작업 보상 토큰을 활용하려 노력해야겠죠. 하지만 작업 보상 토큰이 항상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Filecoin, Keep, Truebit, Livepeer 등 대부분 탈중앙화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차별화되지 않은 서비스를 상품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작업 보상 토큰은 Augur나 Gems처럼 인간의 개입이 필요로 하는 경우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중복성의 정도 등 다양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Filecoin 같은 시스템 또한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Civic, Golem, Raiden, Basic Attention Token(BAT), 0x등 대다수의 다른 서비스들은 BME 모델을 활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플랫폼들의 서비스 제공자는 차별화되지 않은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토콜의 범주를 벗어나는 다양한 요소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Civic 네트워크의 서비스 제공자들은 사업개발과 파트너십 구축을 두고 경쟁하며, 0x 릴레이어는 UX, API 품질, SLA, 상장토큰 등을 두고 경쟁합니다. BAT 네트워크의 웹 퍼블리셔들은 컨텐츠 차별화를 두고 경쟁하기도 합니다.

ICO와 토큰 분배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을 활용하는 개발팀이라면 토큰 분배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최종 사용자들이 토큰을 구입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는 컴퓨팅, 저장소, 대역폭 자원으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서비스 제공자들은 이러한 하드웨어에서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낼지 빠르게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작업 보상 토큰 기반 스테이킹 프로토콜 상에서 AwesomeMiner와 같이 특정 자원을 가장 수익률이 높은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할당해 주는 서비스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1protocol 같은 경우는 이미 이와 같은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안타깝게도 BME 모델은 이러한 혜택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BME 모델 기반 시스템은 수백만 명이 자체 토큰을 소유해야지만 최종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가격 책정(서비스)

작업 보상 토큰 시스템에서 서비스의 단위 가격은 네트워크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즉, 개인 서비스 제공자들은 가격 책정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채굴자가 초경쟁시장에서 본인의 가격을 직접 책정하는 Filecoin의 자유시장 기반 접근법과 비교했을 때 다소 안 좋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네트워크 내의 서비스 제공자들끼리가 아니라, 다른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들과의 경쟁이 존재할 것입니다. 아마존과 구글이 각각의 1GB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소 가격을 결정하는 역학관계와 비슷합니다.

BME 모델을 도입한 시스템에서는 모든 서비스 제공자가 본인의 가격을 직접 책정할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

일반적인 의미의 “화폐로서의 토큰” 모델을 도입한 경우 다수의 기업들이 사용자가 거버넌스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추측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통속도 문제 때문에 소비자들은 토큰을 계속 보유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스테이킹 기반 거버넌스 모델에 투표하지 않을 것입니다. 토큰을 10초 동안만 보유할 생각인 사용자에게 거버넌스 투표에 시간을 쓸 필요가 없겠죠?

작업 보상 토큰 모델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스테이킹 기반 투표 시스템을 시장의 공급, 즉 서비스 제공자 쪽으로 전면적으로 옮겼습니다. 기존 체계들에서 특정 기업체가 경쟁시장 맥락에서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지분 보유자들이 투표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탈중앙화 주식과 비슷합니다.

BME 모델에서 토큰은 여전히 화폐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BME 모델이 결제 기능 통화 모델과 비교했을 때 어떤 식으로 스테이킹 기반 투표 거버넌스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효과

“화폐로서의 토큰” 모델과 비교했을 때 위 두 모델 중 네트워크 효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습니다. 유틸리티 토큰의 네트워크 효과는 토큰 자체의 유동성에 기반하지 않고, 프로토콜의 본질적인 특성에 기인합니다. 예를 들어 0x의 네트워크 효과는 ETH와 ZRX 간의 유동성에 한정할 수 없으며, 0x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모든 거래 쌍들의 글로벌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의 네트워크 효과일 것입니다. 만약 ZRX 토큰이 BME 모델을 도입한다 해도 글로벌 유동성 풀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log(n)의 형태전세계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 채굴자 1명당 효용가치가 감소함)를 띄는 Filecoin의 네트워크 효과도 결제 통화로서, 작업 보상 토큰으로서의 네트워크 효과가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아야 합니다.

작업 보상 토큰 네트워크 확장

작업 보상 토큰 모델 네트워크의 사용량과 가치가 성장하면서 몇몇 흥미로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출시 시기에 특정 인물이 전체 Keep 토큰의 1%를 소유하고 있고, 모든 Keep 네트워크는 300대 정도의 중급 AWS 서버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 내 투기세력은 없다고 가정해 봅시다. 임의의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 중급 AWS 서버 3대가 필요하다고 해봅시다. 이후 1년간 Keep 토큰 수요가 100배 증가했고, 이 사람이 소유한 토큰을 전혀 팔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증가한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작업을 수행하려면 관리해야 할 서버는 300개로 늘어납니다.

하지만 이 인원이 서버 300개를 관리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너무 복잡하니까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모든 토큰을 시장에 매도하는 방법이 있겠죠. 시장은 해당 토큰의 가치를 평가할 때 1년 전에 비해 네트워크를 통해 유입되는 현금흐름이 100배 늘어났기 때문에 1년 전 가격의 100배로 산정을 해야 합니다.

만약 네트워크의 성장 속도가 서비스 제공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더라도 문제 없습니다. 토큰을 다른 사람에게 매도하거나 1protocol과 같은 서비스를 활용하여 제3자에게 빌려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합성 토큰

두 가지 모델 모두 해당 토큰이 단 하나의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상에만 존재할 것이라 가정한 경우는 없습니다. 작업 보상 토큰과 BME 모델 모두 스마트 컨트랙트 네트워크 효과의 진실에서 설명된 것처럼 여러 체인에 걸쳐 존재하는 합성 토큰들과 호환 가능합니다.

결론

이더리움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를 통해 개발자, 서비스 제공자, 소비자가 처음으로 확장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포스팅에서 다룬 작업 보상 토큰과 BME 모델은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를 통해 창출된 방대한 기회를 보여주는 두 가지 예시일 뿐입니다. 이 분야는 아직 막대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으며 새로운 연구 주제, 구조적 모델, 메커니즘 등이 생겨날 것입니다.

암호화폐의 생태계가 성숙함에 따라, 개발자들은 본 포스팅에서 제시된 아이디어를 조정하고 발전시키며 실험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용자 경험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 네이티브 토큰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이 나올겁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의 피드백은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입니다. 질문이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언제든 research@multicoin.capital로 연락 주세요. 이번 글을 통해 굉장히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공유했기 때문에, 독자들의 의견과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이 에세이를 작성하는데 도움을 준 Matt Luongo, James Prestwich(Keep), Doug Petkanics, Eric Tang(Livepeer), Jon Choi(Ethereum Foundation), Will Peets(Passport Capital), Matt Huang(Sequoia), Gustav Simonsson(Orchid)를 포함한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업데이트-2018년 4월 18일

Livepeer의 Doug Petkanics은 작업 보상 토큰 모델에서 가격예시 요소를 추가하는 방안으로 아래와 같은 안을 제시하였습니다:

  1. 프로토콜은 회차별로 진행된다.
  2. 작업 노드는 일정 작업 단위에 대한 본인들의 가격을 전파하며, 이는 다음 라운드에 그대로 적용된다.
  3. 한 회차의 마지막 X퍼센트의(예를들어 10%) 기간 동안에는 특정 작업노드가 제시한 최저가에 락이 걸리며, 기타 작업노드에 허용되는 유일한 가격 조정은 최저가에 가까워지는 하방향 조정 뿐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노드는 최저가에 맞출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되는 것이다.
  4. 사용자들은 지불 의사가 있는 최대 금액을 제시한다. 해당 금액과 같거나 낮은 금액을 제시한 모든 작업노드는 업무 수행 대상으로 선정되어 스테이킹 비율에 따라 작업이 분배된다.

작업노드는 최소 금액에 맞추는 선택지가 주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스테이킹 비율에 맞춰 분배된 작업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가격이 비용 대비 너무 낮다면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로 낮은 금액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시점에서 네트워크는 작업 능력 배분 관련 리스크를 당면하게 됩니다. 모든 유저들은 가장 낮은 가격만을 제시하고, 작업량을 감당할 수 없는 하나 혹은 소수의 노드들만이 해당 가격에 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또한 해결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기에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작업 능력 배분의 문제는 사용자들이 계속적인 관찰을 통해 본인들의 작업이 신속히 선택되고 처리되려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습득하며 자연스레 해결되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맺음말

  • 50%의 영업이익은 하드웨어 사업에서 높은 수치이지만, Filecoin은 다르게 사용했으면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못했을 하드웨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또한 Filecoin 네트워크의 서비스 제공자들은 대부분 임대료나 인건비 등 기타 간접비용도 낼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은 “끼리끼리”의 비교가 아니라 사과와 오렌지처럼 전혀 다른 두 가지를 비교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화폐로서의 토큰”은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지급되는 이익의 일부로 가치가 인정되는 반면, 작업 보상 토큰은 다수의 현금유입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현금흐름은 운영비용을 포함하는 개념이고,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지급되는 수익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BME 모델 상에서는 차익 거래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시로 설명해보겠습니다. BME 모델을 도입한 프로토콜이 24시간 주기로 100개의 토큰을 생산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만약 23시간 50분이 지난 시점에서 기존 토큰 중 50개만 소각되었다면, 차익거래를 노리는 주체들은 토큰 소각이 ROI가 보장되기 때문에 본인 이름으로 49개 토큰을 더 소각할 인센티브가 생깁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BME 모델을 도입하는 토큰들이 디플레이션 구조를 갖게 되기 때문입니다. 차익 거래자들은 서비스 사용에 대한 내부적인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공급이 절대 확대되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경우 시간의 경과 기준을 단일 블록 시간으로(이더리움의 경우 15초) 설정함으로써 문제의 적용 범위를 축소시킬 수 있습니다. 단일 블록의 시간주기를 사용한다면, 차익 거래자들은 차익을 실현할 대상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토큰 생성 주기가 짧아지면 채굴자들이 차익 거래자로 변모하여 블록 거래 순서를 조작할 인센티브가 생겨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Commit/Reveal scheme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0x의 Will Warren은 이 에세이에서 해당 방안에 대해서 설명을 했었죠. 미래에는 영지식증명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팩텀은 고정된 수의 공개된 서비스 제공자들만이 운영되는 연방형 네트워크 모델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를 거치지 않습니다. 또한, 각 연방형 네트워크 서버는 동일한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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