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토큰 유통속도의 이해

작성자 Kyle Samani
December 08, 2017 | 8 Minute Read

대부분의 토큰 홍보물은 “토큰 공급량은 정해져 있으며, 토큰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도 상승할 수 밖에 없습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통속도 문제를 고려하지 못한 논리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상세한 예시를 들어 유통속도 문제에 대해 설명한 후 유통속도를 낮추는 메커니즘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높은 유통속도의 예

티켓 사기(말 그대로 같은 티켓을 수 차례 재발매하여 재판매하는 행위)는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라이브 이벤트 티켓이 블록체인에서 발매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행사 주최측이 티켓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게 되면 모든 사기행각을 근절할 수 있게 됩니다. 블록체인 기반 자산은 이중 지불이 발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 상에서 티켓을 발매하게 되면 리셀 방지, 리셀 시 주최측과의 이익 공유, 리셀 물량 제한 등 다른 장점도 많습니다. ‘온 체인 티켓팅’은 행사 주최측, 예술인 및 소비자에게도 가치창출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사기를 방지하고 암표를 줄이며 티켓마스터(Ticketmaster)나 스텁허브(StubHub)와 같은 중개인에게 내야하는 수수료를 줄여줄 겁니다.

저는 블록체인의 이러한 활용사례를 좋아하긴 하나 암호화페 전문 투자자로서 실제로 Aventus나 Ticketchain, Blocktix 토큰을 보유할 이유는 없습니다(세 가지 모두 블록체인 기반 티켓 발매 플랫폼입니다). 설령 해당 플랫폼들이 상용화되고 수백억불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기반 기반 토큰의 가치가 절상하도록 토큰 메커니즘이 구조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The show that never ends를 기리는 의미에서 Karn이라는 플랫폼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소비자는 실제 화폐로 티켓을 사고 싶어 합니다. 티켓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Karn 토큰을 구매할 수는 있겠지만 동시에 해당 토큰을 몇 분 이상 보유하지 않을겁니다. 토큰을 보유한다고 해서 이득도 없거니와 달러와 비교했을때 가격변동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행사 주최측 또한 가격변동의 위험성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Karn 토큰을 보유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소비자가 콘서트 티켓 구매를 위해 토큰으로 거래한 후 행사 주최측은 Karn 토큰을 선호하는 화폐로 환전 할 것입니다. 0x와 같은 탈중앙화 된 거래소를 이용하면 이런 거래는 몇 초만에 끝난다는 사실도 위 추세에 기여할 것입니다.

그 누구도 Karn 토큰을 보유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전용 지불 토큰으로 인해 티켓 구매 과정에서 불필요한 단계가 추가됨에 따라 악화된 UX를 거칩니다. 모든 사람들은 Karn 토큰을 받는 즉시 티켓(소비자의 경우)이나 달러(행사 주최측)로 환전할 겁니다.

설령 Karn이 티켓 발매의 글로벌 기준이 된다고 하더라도 보유하고자 하는 인원은 없을 겁니다. 플랫폼이 글로벌 티켓팅 표준이 되면서 Karn 토큰과 BTC/ETH/USD의 환전 거래량은 급증할 지 몰라도 거래 처리량에 비해 그 가치는 저선형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Karn 토큰 거래량 증가로 이득을 보는 주요 이해관계자는 사람들의 시장 진입과 철수를 위해 유동성을 제공하는 마켓 메이커들입니다. 이게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자산군의 규모가 커지고 유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매매가격차이는 거의 0퍼센트 대로 떨어지게 되고 소비자와 행사 주최측에 더 유리한 상황이 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행사 주최측은 암표를 줄임으로써, 소비자는 사기 당할 확률이 줄어듦으로써 윈윈이 되는 구조인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로 눈에 보이는 이점을 누린다 할지라도 프로토콜이 창출해내는 가치를 이 가상의 Karn 토큰이 실현하지는 못합니다.

유통속도의 정량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유통속도의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보겠습니다.

유통속도 = 총 거래량/평균 네트워크 가치

따라서 ‘평균 네크워크 가치 = 총 거래량/유통속도’ 공식도 성립합니다.

유통속도 자체를 측정하는 시간 단위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보통 일년마다 측정합니다. 거래량은 측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거래소에서 일어나는 거래량만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장외 거래와 플랫폼 실제 사용량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아무도 자산을 매입하거나 매도하지 않는다면 해당 자산의 유통속도는 0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동성이 부족하면 “내재” 가치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자산이 거래될 수 있습니다. 자산이 완전히 내재가치를 실현하려면 어느 정도의 유통속도가 필요합니다. 그 차이는 유동성 프리미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도 보유를 원하지 않는 전용 지불 토큰의 경우 유통속도는 거래량에 따라 선형적으로 증가합니다. 위의 두번째 수식에 따르면 거래량이 백만배 증가하더라도 네트워크 가치는 일정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유틸리티 토큰이 이와 같은 문제를 겪습니다.

유통속도 줄이기

프로토콜이 자세 자산의 유통속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1)이익 공유(혹은 매입-소각) 메커니즘 도입: 예를 들어, 어거(Augur) ($REP)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내 작업의 대가를 REP 보유자에게 지불합니다. REP 토큰은 택시 영업 면허증 취득과 비슷합니다. 네트워크 내에서의 작업 권한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자세히 말하자면 REP 보유자는 예측 시장의 운영을 위해 예측된 이벤트의 결과를 보고해야만 하는 겁니다. 이익 공유 메커니즘으로 토큰 유통속도를 낮출 수 있는 이유는 자산의 시장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률은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수익률이 너무 높아지게 되면 수익률을 원하는 시장 참여자가 해당 자산을 매입하여 보유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가격은 상승하고 유통 속도는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현금흐름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 기존의 현금흐름할인 모델(DCF)이 활용 가능해지기 때문에 토큰 가치평가를 더 쉽게 만들어줍니다.

2)자산을 락업시키는 스테이킹 기능을 프로토콜 상에 구축: 여기에는 네트워크 레이어 합의를 이루기 위한 지분증명 메커니즘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노드 합의를 이루는 것보다 스테이킹을 해야하는 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펀페어(FunFair)는 온라인 카지노를 구동하는 플랫폼인데 고객이 카지노와 직접 게임을 하는 1:1 게임들만 지원합니다(따라서 포커는 제외). 카지노는 고객이 슬롯 게임에서 잿팟을 터트리거나 블랙잭에서 10번 연속 이기는 등의 매우 희박한 경우를 대비해 적정 보유금을 유지해야 합니다. 카지노 사업자는 총 토큰량의 절반 이상을 락업해야 합니다.

3)균형 잡힌 소각-발행 메커니즘: 팩텀(Factom)이 제일 적절하면서 유일할 수도 있는 예시입니다.

다수의 프로토콜에서 소각 개념(발행 없이)을 시행해 왔는데 , 팩텀(Factom)이 대표적입니다. 사견으로 토큰 가치의 가격 상승 압력을 위해 노골적으로 디플레이션을 활용하는 화폐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디플레이션 화폐는 보유자에게 비정상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과도한 투기로 인한 불필요한 변동성을 야기할 것입니다. 소각-발행 모델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팩텀(Factom)에서 프로토콜 사용 비용은 미화 $0.001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한 번 사용할 때마다 FCT의 가격에 상관없이 $0.001입니다. 설계대로 사용자는 프로토콜을 사용할 때마다 토큰을 소각합니다. 독립적으로 해당 프로토콜은 매달 73,000개의 새로운 토큰을 발행하고 검증인에게 분산시킵니다(ERC20 토큰이 아닌 팩텀 고유 체인입니다). 사용자들이 매달 73,000개의 토큰을 소각하지 않으면 공급이 증가하게 되고, 가격 하방 압력이 작용합니다. 반대로 사용자가 매달 73,000개 이상의 토큰을 사용하면 공급이 감소하여 가격 상승 압력이 작용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로토콜 사용과 가격은 선형적 관계에 있을 것입니다.

"소각-발행"이 가능한 이유는 팩텀이 자체 체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ERC20 토큰의 경우 인플레이션을 통해 보상 받는 네트워크 검증인이 없습니다. 물론 더 어렵긴 하더라도 ERC20 토큰들도 "소각-발행"이 가능하긴 합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을 통해 생성되는 토큰을 받아야만 하는 네트워크 참가자는 없습니다. 즉, 스마트 컨트랙트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실행되기 때문에 컨트랙트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소각-발행" 메카니즘이 레이어-2에 해당하는 ERC20 토큰에서 실현하기가 까다로운 것입니다.

4)보유를 장려하는 게임화: 티켓팅을 다시 한번 살펴봅시다. 많은 콘서트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상황 속에서 행사 주최측은 X 토큰을 Y일 동안 보유한 고객들을 우선시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행사 주최들이 이 메커니즘을 도입하게 된다면 유통속도는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또 다른 예시를 살펴봅시다: 유나우(YouNow)는 PROPS라는 전용 애플리케이션 암호화폐를 출시하는데, PROPS는 사용자가 라이브 비디오 방송 중 컨텐츠 크리에이터에게 팁을 줄 때 사용하는 암호화폐입니다. 또한, 유나우(YouNow)의 “탐색(discover)” 탭에서는 많은 토큰을 보유한 크리에이터의 컨텐츠에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보여주게 됩니다. 이는 흥미로운 역학 관계를 만들어냅니다. 컨텐츠 크리에이터는 PROPS로 대가를 지급 받고 생활비를 위해 법정 화폐로 환전해야 하는 한 편, 본인들의 컨텐츠 가시성을 높여 팁 기반 수익을 높이기 위해 토큰을 사재기 하려고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5)가치저장수단: 특정 설계로 구현되는 기능이 아니라 광범위한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시장 수용성과 관련되기 때문에 가장 이루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대중이 토큰을 진정한 가치저장수단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다른 목적으로 매각하기 보다는 잉여 토큰을 보유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자산을 보유하게 되는 한 가지 이유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론상으론 이로 인해 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자산 가격은 상승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오늘 날의 비트코인에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투기적 가치 게임의 산물이지, 결제 시스템으로서의 내재적 효용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산을 보유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 가치가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Maker와 Basecoin과 같은 다수의 스테이블 코인(stablecoin) 프로젝트는 개방 시장에서 가격이 안정적인 범용 자산을 구현해내려 시도 중입니다.

범용적 가치 저장소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오늘 날 이런 비전 실현을 위해 시도하는 프로젝트도 극소수입니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시장을 장악할 지도 미지수입니다. 글로벌 가치로 20-30% 수준의 화폐를 분할함에 있어 여러 방법이 가능합니다. 75-5-5-5-5-5로 나누거나 80-20으로 나누는 것도 가능하죠. 화폐가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가졌다고들 하지만, 사실 그 네트워크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지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독점적 지위의 화폐가 야기하는 리스크를 완화시키기 위해 시장에서 어느정도의 경쟁을 요구할 것인지도 불명확합니다.

요점

유통속도는 장기적 비투기적 가치에 영향을 줄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유틸리티 토큰의 경우 토큰 보유자가 장기적으로 토큰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없습니다. 투기적 가치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높은 유통속도의 자산은 장기적으로 가치 절상을 유지하기가 어렵울 것입니다.

따라서 프로토콜 설계자들은 단순한 사용뿐만 아니라 보유를 장려하는 메커니즘을 프로토콜에 통합해야 할 것입니다.